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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을 읽고

글 : 이치다 노리코 저 / 황미숙  

완독 일자 : 2022.11.17

 

책 선정 이유

글쓴이가 젊은 시절 고수하던 일들을 하나씩 그만두게 되며 느낀점을 나누고 싶어하는 책인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집어 들었던 책이다. 따뜻하고 친근한 문체여서 그런지 읽는 내내 옆 집 이웃이나 이모한테 듣는 이야기같았다. 목차를 보면 '밤에 일하는 습관을 그만두다.', '그래도 남들만큼을 그만두다' 와 같이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하던 행동들에 대하여 "그만두다" 시리즈로 글쓴이가 그만 두게 되는 에피소드가 한 가득 담겨 있다. 

 

읽으면서 내가 모든 것을 완벽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를 과대평가하고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임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했다. 강박같은 고집을 하나씩 접어두고 그만둠을 시도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큰 문제 없이 또는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글쓴이의 경험을 나도 겪어보고 싶어졌다. 못 하는 것을 못 한다고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번 실패하는 일기쓰기는 간단히 메모하기로, 집중력 흐려진 밤에 무언가를 붙잡기보다는 푹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처리하기를 시도해보며 굳이 안 되는 것에 애쓰지 않아도 잘 흘러가는 삶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글쓴이가 인생에 정답은 없고 선택의 반복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인생에 정답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잘못 생각하고 있다가 나중에 깨달은 적이 있다. 그런데 나는 가뭄에 콩 나듯이 머릿 속에 느낌표가 떠오르는 것에 비하여 글쓴이는 사소한 대부분의 경험에서 느낌표가 떠오르고 깨닫는 것처럼 느껴졌다. 연륜의 차이도 조금은 있겠지만 20%의 여유로움을 갖고 삶을 살아가서 아닐까? 나도 조금의 여유를 두고 앞으로 겪을 경험을 찬찬히 곱씹어보다보면 느낌표가 더 많이 떠오를 수 있을까? 

 

감명 깊게 읽은 부분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미래의 나를 위해 남겨놓는다.

 

1. 결점을 잠재력으로 바라보자. 걱정이 많은 게 단점이라고 생각하던 나를 신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자. 그 외에 내가 생각하는 내 단점을 장점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자. 

p36. 

사람의 결점이란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무심코 저질러버리는 일'을 말합니다. ...(중략)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을 그만두려고 해도 쉽지 않지요.

그렇지만 스스로 싫다고만 여기던 그 결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성격이 급한 사람은 '추진력이 있고', 걱정이 많은 사람은 '신중하고', 낯을 가리는 사람은 '섬세하고 차분한' 사람이라고요. 

내 성격은 왜 이럴까 한탄하기 전에 그 결점 속에 미처 몰랐던 잠재력이 숨어 있다고 믿는다면, 앞으로 가능한 일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2. 모든 것을 최선으로만 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차선을 생각해보기. 

p76.

젊을 때는 무엇이든 최선이 아니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최선이 안될 때는 차선이라도 괜찮다고 여기는 태도가 때로는 필요하더군요. (중략) 누구나 완벽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모든 사람이 최선의 상태로 산다면 AI 와 무엇이 다를까요. 누구든 '못하는 일'이 있고, '해낼 수 있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이 생기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자신이라는 존재를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3. 오해를 풀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p96. - 김혼비, "오해 풀기를 그만두다." 미니 에세이 

중요한 건 오해 자체가 아니라 오해 아래 깔려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어떤 오해들은 상대방이 나를 어떤 방식으로 보고 있는지, 혹은 보고자 하는지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중략) 세모 모양의 쿠키틀을 들이대는 사람 손에서 나라는 쿠키 반죽은 세모 모양으로 찍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 사람이 쿠키틀을 바꾸지 않는 한 지금 당장 눈앞의 오해 하나를 푼다고 해도 제2, 제3의 오해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중략) 그래서 언젠가부터 오해를 받으면 오해에 담긴 상대방의 마음을 살펴본 후, 포기할 건 포기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더는 애쓰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가져다준 해방감과 아껴준 시간과 에너지가 얼마나 큰지.

 

4. 20퍼센트의 여유를 갖고 80퍼센트의 에너지로 일해보기.

p183. 

100퍼센트를 다 쓰면 남는 연료가 없습니다. 그러면 자신이 계획한 일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계획 이외의 일에 눈을 돌리지 못하지요.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것밖에 생각하지 못하니 그 길의 옆에 떨어져 있는 큰 행복을 알아차릴 수 없고, 조금만 길을 벗어나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데도 그냥 지나칩니다. (중략) 우선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찾아보세요. 일상의 아주 사소한 일부터요. 

 

5. 누구나 못 하는 것이 있다. 못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p263. 

무언가를 그만두는 일은, 못 하겠다며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그건 전혀 잘못이 아니라는걸 나이가 들고서야 겨우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어요. 누구라도 못하는 것이 있는 게 당연하지요 . 그런데도 젊을 때는 못하는 것이 있으면 안 된다고 여기며 스스로를 몰아붙였습니다. (중략) '못하는 일'을 그만둬보면 내 안의 힘을 통째로 '할 수 있는 일'에 쓸 수 있어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의 정밀도가 높아져서 더 잘하게 되지요. 그것이 바로 제가 찾아낸, 저를 더 효율적으로 쓰는 좋은 방법입니다.